한나라 시-도지부 앞으로 몰려간 지방분권 관련 단체들 신행정수도건설특별위원회 구성이 국회 본회의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 영남권 및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되자 충청지역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한나라당 대전시지부와 충남도지부 당사 앞에는 대전충남지역 분권운동 단체 회원 2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대전시민 분노의 날"이라고 적힌 천글씨를 들고 "신행정수도 건설특위 구성안을 부결시킨 한나라당은 각성하라"며 구호를 연신 외쳤다. 당사 앞에는 "신행정수도이전에 한나라당이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어 묘한 대조를 이뤘다. 한나라당 앞으로 몰려간 단체들 이들이 항의서한문을 통해 "이같은 결과는 지방분권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정면으로 위배한 반 대의민주주의적 행태"라며 "지역패권 정치에 기생하며 타락해가는 정치 놀음으로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이들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법안통과를 자신하며 큰 소리치던 모습은 어디로 갔냐"며 "충청권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능함과 생색내기에 그쳐버린 모습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양참여자치연대 이상선 대표는 "말로는 특별법안 통과가 안되면 탈당을 약속하더니, 막상 부결되자 탈당을 실행해 옮기는 실천적인 의원은 찾아볼 수 없다"며 "비통한 심정"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정현 사무처장도 "실천은 없고 말만 화려한 위선적 모습을 그만두라"며 "건설교통위 법안심의 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엄중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방분권 단체들의 연명으로 발표된 성명서를 통해 "국회 건설교통위에서도 법안이 좌절된다면 의원 소환운동 및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분권 관련 단체들이 행정수도이전특별법안 통과 유무를 낙선운동과 연계시키겠다는 입장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 언론사들의 보도태도에 대한 비난도 빠지지 않았다. 안성호 지방분권운동대전본부 상임공동대표(대전대 교수)는 "지난 18일 여의도 광장에서 1만여명이 모여 지방분권을 외쳤지만 중앙일간지 어디에도 관련기사를 찾기 어려웠다"며 "반면 몇몇 의원들이 특위 구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대서 특필됐다"고 성토했다. 안 대표는 "본회의에 열린 우리당 소속의원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불참하거나 반대입장을 밝힌 의원들이 다수 있었다"며 "이들도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행정수도 이전 한나라당이 앞장...' 적힌 현수막 뒤집어 항의 집회를 마친 이들은 항의서한문을 전달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한나라당 충남도지부측이 대표 3명만 들어오라며 저지했다. 결국 이들은 당사 앞에 걸린 "행정수도 이전 한나라당이 앞장서겠습니다"는 현수막을 뒤집는 것으로 입장 표명을 대신했다. 한편 충청권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본회의 부결과 관련한 입장을 통해 "당측에 분권관련 3대 특별법 심의를 위한 별도의 국회특위 구성을 요구한다"며 "특위 구성 때까지 일체 당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특위 구성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