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조례제정으로 가는 길 '주민발의' 청원 할 수 있게 주민서명 참여 등 절실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학교급식을!" 학교급식을 개선하기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 및 조례제정 충남운동본부'가 지난 4일 출범했다. 학교급식법을 개정하고 조례제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명칭에서 보여지듯 운동본부는 '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내걸고 있다. 급식법 개정은 정부가 학교급식을 친환경적인 우리농축수산물을 식자재로 사용하도록 하고, 위탁급식이 아닌 학교 직영으로 하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학교 급식개정방안으로 급식관리시스템(HACCP제도)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단체는 "교육부가 학교급식을 현대적 시설화로 단지 위생과 사고방지의 측면에서만 사고해 급식문제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며 "직영 급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운동본부 관심의 촛점은 도·시·군 자치단체를 겨냥한 '조례제정'에 주로 모아져 있다. 즉 급식법 개정 이전에 각 지역에서는 학교급식법의 하위법인 조례제정을 통해 현행 학교 급식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조례 제정 요구'는 학교급식을 해당 시도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적인 농축수산물을 우선 사용하도록 감독하고, 이로 인한 추가 소요 비용을 시도 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의회의 의결로 제정하는 법 형식으로, 제정된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기관과 주민들 모두에게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우리 지역 생산농산물 먹을 수 있게 급식비 지원해야" 운동본부는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우선 조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타 시도의 조례안을 들여다보면 기본내용에는 충남도지사는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농·수·축산물 공급방안 △학교급식 실시학교 급식시설 △설비지원 및 직영급식 확대방안 △저소득층 가정 자녀에 대한 지원대상 및 지원규모 확대 등 급식 지원 방안 등을 수립·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도 소속 공무원·도 교육청 학교급식업무부서의 장·학부모·교사·식품영양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학교급식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할 것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충남운동본부는 각 시군별 운동본부를 조직, 주민발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도조례제정청원운동과 함께 시군 급식조례제정이 동시에 추진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행자부와 전남도의 조례를 둘러싼 논쟁 하지만 이같은 조례안 제정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지난 달 전남도의회와 전남도지사는 각각 '학교급식식재료사용 및 지원에 간한 조례'를 의결, 공포했다. 전남운동본부는 지난 3월 7일 주민발의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 전남도민 4만9549명의 서명을 받아 학교급식 조례를 발의했다.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시민단체에 공문을 보내 "도지사 소관 사무가 아닌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처리를 위해 개별법령 없이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조례 제정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도의회 의결 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대법원 제소 방침을 밝혀왔다. 자치단체 조례를 놓고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전남운동본부는 "전남도 급식조례는 학교급식 실시에 관한 사무를 규정한 것이 아니고 경비 또는 현물을 일부 지원하는 것"이라며 "조례가 교육자치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며 인천남동구가 급식 경비를 일부 지원한 것과 관련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반박하며 맞서고 있다. 수입농산물 급식 사용 절반 육박, 정부지자체 지원 '쥐꼬리' 행자부 제정과 관계자는 "우리 농산물을 급식에 사용하겠다는 것을 반대하거나 조례제정을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도는 조례의 '우리 농산물 이용'이라는 항목을 '우수 농산물'로 수정해야만 했다. '우리 농산물 사용을 지정하자'는 조항이 'WTO 위반'이라는 해석 때문이었다. 상위법의 틀에 벗어나지 않으면서 안전한 식재료 사용을 명시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수입산 농산물을 이용하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46%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해 학교급식에 지출된 전체비용 2조2593억원 중 학부모가 부담한 금액은 1조7777억원(78.7%)이다. 반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4802억원(21.2%)을 부담했다. 급식이 교육의 연장선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다른 시·도처럼 충남의 학교급식조례(안)도 주민들의 서명을 통해 '주민발의' 형식으로 제출될 계획이다. 아이들의 밥상을 지킬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민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 장재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