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木이 만난 사람 부드러운 첫 인상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학창시절 800미터와 1500미터를 뛰는 중거리 육상선수였단다. 의정부YMCA에서 생활체육활동에 몸담고 있는 이경식, 32살의 이 청년은 몸 여기저기에 흉터와 수술자국이 있다. 어릴 때부터 많이 다쳐서 그렇고, 무릎 연골 하나가 파열되기도 했지만 자신이 원해서 낸 수술자국도 있다. 1년 전 이즈음 그는 비슷한 나이의 급성 백혈병에 걸린 어떤 남성에게 자신의 골수를 이식하는 수술을 마치고 입원을 했다. 자신의 살로 남을 살렸다. ＂1년에 3~4번 헌혈을 해요. 고1때 친구가 수술하면서 피가 모자라 헌혈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후로 계속 했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적십자에서 자원봉사도 했어요.＂ 헌혈과 골수가 무슨 관계라도 있나? ＂헌혈을 많이 하는 분들이 종종 골수이식까지 하더라구요. 아마 혈액생산 기능이 좋아서 그런거 같아요. 저도 주저없이 결심했거든요.＂ 말 그대로 피와 살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그다. 예수 제자되고자 하는 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헌혈도 헌혈이지만 골수이식까지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친구 아내가 20대였는데 백혈병을 앓다가 골수를 찾지 못해 세상을 떴어요. 그 아픔을 옆에서 지켜보아 그런 처지의 사람들을 돕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랴? 우리는 살아가다 주변에서 병으로 사고로 고통받는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이 청년처럼 하기가 쉽지 않다. ＂농사짓는 부모님 아래서 자랐는데, 부모님들이 뭐든 이웃들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봤죠.＂ 이 청년은 나눔의 문화속에서 그것을 체득한 게다. 실제로 가족들 모두 이경식이 골수이식을 하겠다고 했을 때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Y에서 사랑과 애정을 나눈다. 하루 12시간, 출퇴근 시간을 넣으면 꼬박 15시간을 Y 체육활동에 쏟아붓는 그는 매일 100명에서 150명을 만나 지도한다. ＂고령자가 많아서 특히 오전시간에는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다른 스포츠센터는 사고가 많다고 고령자들을 꺼리기도 하죠.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서 이들을 위한 관심과 프로그램 개발이 더욱 필요할 거에요.＂ Y에 오기 전에는 스포츠센터 강사로 일했다. 수영이면 수영 헬스면 헬스만을 해야하는 센터보다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Y가 좋아서 친구로부터 권유받고 주저없이 Y로 왔단다. ＂받는 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긴 했죠. 사실 결혼하면 이 돈으로 어떻게 사나 하고 걱정하긴 해요. 하지만 일도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어서 좋고, 실무자나 회원들과 가족처럼 공동체로 지내는 게 좋아요.＂ 그의 바램은 특별하지 않다. ＂시민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렸으면 해요. 또 올림픽 끝나고 생활체육이 확산되기는 했지만 아직 시설이나 설비가 모자라요. 의정부 공설운동장 보면 비싸기도 하지만 개방도 안해요.＂ 그는 차분하게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생활체육을 설명했다. 이 체육지도자는 일상생활에서의 체육활동, 고령자나 저소득층 처럼 경제력이 약한 이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었다. 말투부터 생각까지, 또 행동과 실천까지 이경식은 하나님 나라에 딱 맞는 사람 같았다. 그가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상당히 의외였다. 마지막 한 마디까지 그랬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더 베풀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