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YMCA > 대전Y뉴스 > 천안, 화상경마장 이어 화상경륜장 유치 논란

시민단체 도박 도시 전락 우려, 건축주 지역경기 활성화 주장 러브호텔, 화상경마장에 이어 화상경륜장 유치 추진으로 또 한번 천안시 두정동 일대가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두정동 대우2차 아파트 건너편 디지털월드와 도로 하나를 사이로 맞닿은 건물의 5∼8층에 경륜장외지점(화상경륜장) 설치가 추진된다. 이에 지역민들의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건축주 측은 “화상경륜장이 들어서면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주변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도박중독자 양산으로 사회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화상경륜장 설치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반대단체들은 화상경륜장 유치가 추진되는 건물이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와 불과 250여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두정동 일대가 도박산업의 온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밝히고 있다. 경륜은 자전거 경주에 승자투표권을 발매하고 승자투표 적중자에게 환급금을 교부하는 스포츠 게임으로 한 경주당 100원에서 최고 5만원까지 투표할 수 있다. 서울과 성남을 비롯해 현재 전국 14개 지역에서 경륜장외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4월에 경륜장외지점으로 예비선정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 중인 건물은 두정동 택지개발지구내 1322번지에 소재한 두정프라자. 지하 3층 지상 8층으로 대지면적 1039.1㎡(315평), 연면적 9123.24㎡(2763평)의 일반 철골구조로 지어진 이 건물은 한솔T&C외 5인이 건축주로 작년 12월 사용 승인이 허가됐다. 건축주 측에 따르면 화상경륜장 유치가 추진된 것은 올해 1월부터이며, 경기침체와 부동산불황의 여파로 58개 점포의 입주율이 8%에 머무르는 등 임대 및 분양 실적이 저조하자 새로운 돌파구로 화상경륜장 유치를 모색케 됐다는 설명이다. {FILE:1} ▲ 화상경륜장 유치가 추진되고 있는 두정프라자의 전경. ⓒ2004 윤평호 자체 준비를 거쳐 한솔T&C는 지난 3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운영본부의 경륜장외지점 공개모집에 인근 주민 100여명의 동의서를 첨부한 신청서를 접수, 4월에 충남지역 최초의 경륜장외지점으로 예비 선정됐다. 한솔T&C의 홍기변 관리이사는 “예비 선정 된 직후 화상경륜장 건축을 위한 용도변경을 신청하려고 했지만 화상경마장 논란이 불거져 미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솔T&C측은 화상경마장 용도변경을 불허한 천안시가 건축주와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상황까지 지켜 본 뒤 이달 7일 화상경륜장 유치를 위한 용도변경을 시에 제출했다. 또한 한솔T&C는 지난 7월31일에도 이미 건물의 일부 층을 근린생활시설용도에서 문화집회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등 화상경륜장 유치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건축주와 경륜운영본부측은 화상경륜장에 대한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화상경론장을 도박산업으로 이해하는 것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한솔T&C측은 주5일제에 맞춰 화상경륜장이 문을 열면 80∼1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되고 경주가 열리지 않는 날은 문화프로그램을 운영,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고 밝혔다. 최기원 경륜운영본부 장외지점준비실장은 “관련절차가 원활하게 추진돼 내년 상반기쯤 천안의 경륜장외지점이 문 열면 연간 매출이 최소 5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고객 환급금을 제외한 금액 가운데 상당액은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한솔T&C측은 만약 시가 화상경륜장 용도변경을 불허한다면 법적인 대응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화상경륜장 용납은 안될 말 10월 7일의 용도변경 신청서 제출로 화상경륜장 유치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들도 대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천안은 화상경마장 반대운동 진행 과정에서 천안시민단체협의회, 천안농민회, 성정발전회, 민주노동당충남지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주축으로 ‘천안화상경마장 저지를 위한 충남시민공동대책위원회’(시민공동대책위)가 결성돼 있다. 화상경륜장 유치 추진 사실을 접한 시민공동대책위는 지난 12일 “화상경륜장 유치 허용을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시에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시민공동대책위는“화상경륜장이 들어서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찾게되고 그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과 가정파탄 등 사회문제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많다”며 화상경륜장 용도변경을 반대했다. 또한 시민공동대책위는 시가 화상경륜장 용도변경은 불허하고 두정동 일대를 건전한 레저·문화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영 시민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만약 시가 용도변경을 승인한다면 시민공동대책위원회의 규모를 더욱 확대, 전면적인 규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가 화상경륜장 용도변경을 불허할 경우, 건축주측이 법적인 대응에 나서면 시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겠다는 입장도 언급했다. 한편, 시 건축과 관계자는 “관련부서 검토를 거쳐 다음 주초 용도변경 신청의 처리결과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