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정보바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이재현 교수의 강연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이재현 교수

어느덧 인터넷은 이용자들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매체가 됐다.
기존에 가장 힘이 센 매체는 바로 TV였다. 평일 TＶ를 소비하는 시간은 국민 평균 2시간 40분으로 여전히 TV는 강력한 미디어이고 저녁여가시간의 대부분을 TV 보기로 소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는 흡입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개인 삶은 물론 문화,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1969년 인터넷의 탄생이후 90년대 들어 월드와이드웹(www)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확산됐다. 불과 10년 만에 폭발적으로 확장된 것이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신문, 라디오, 책을 이용한 여가시간은 크게 줄었다.

TV아니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세태 속에서 라디오는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놓였고 신문이나 책을 읽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줄었다. 인터넷 이용시간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TV 이용시간을 빼앗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평소 TV 시청의 30%가 줄어들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인터넷 사용자 연령대 분포는 아직까지 젊은층이지만 해가 갈수록 확산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TV에 뺏기는 시간도 기하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TV의 위기는 앞으로의 이러한 추세 때문에 거론되는 화두다. 이는 미디어의 구도변화를 가져와 위계순서가 역전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인터넷은 TV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거의 다 장악해 가고 있다. TV의 주 기능은 오락기능인데 인터넷은 이미 게임, 음악, 영화를 보는 일이 가능하다. 신문과 라디오를 정보매체라 하지만 정보의 바다, 인터넷은 모든 정보검색이 가능하다. 전화나 우편의 기능도 이미 이메일을 통해 가능해졌다. 이제까지 매체는 각 장점만 가지고 있었는데 인터넷은 오락, 정보 등 모든 것이 투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방위적인 기능을 가진 인터넷 앞에 모든 미디어가 하나씩 무릎을 꿇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다. 인터넷을 통해 얻지 못하는 정보는 없다. 이제 세상 사람은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구하는 디지털 시대의 사람과 자기가 직접 정보를 찾으러 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이다.

이제는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들을 재활용해야 한다. 지적 유산과 자산을 이용해 나에게 맞게 재활용한다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으로 개인 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 창의력보다는 재가공 능력 즉, 재목적화가 강조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오락 공간이다. 영화, TV, 잡지, 만화책, 게임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과거 컴퓨터 게임은 기계와 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요즘의 온라인 게임은 사람 대 사람이 겨루게 된다는 것에서 의외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게임이 단지 게임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게임 안에서 또 하나의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사회적 삶을 구현해 낸 게임도 많은데 이런 게 문제가 된다.

아이템이 실제 현물로 거래가 되고 이런 곳에 우리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제하지 못하고 헤어나지 못한다. 게임상에서의 위치가 현실에서도 등치가 된다. 이는 권력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게임에 할애하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 역시 오락의 기능이 훨씬 크며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음란 사이트의 해악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차단하려고 해도 아이들을 막기는 힘든 현실이다. 피씨를 거실에 놔두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인터넷은 이야기 공간이다. 전화와 이메일, 채팅, 메신저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 아이들을 이것을 통해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고, 통신언어는 신세대들의 절대 필수적인 요건이다. 통신언어는 결국 세대 단절을 낳는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갈등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