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YMCA > 대전Y뉴스 > 대대손손 살아 갈 땅 핵에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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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height="7417"><table width="590" border="0" align="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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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width="584"><div align="center">이영호(대전YMCA
자원봉사자) </div>
 2004년 2월 14일로 예정된 부안 원전 센터 유치 찬반 주민투표의 투표사무원으로 참가하기
위해 13일 전라북도 부안군으로 향했다. 대략 2시간에 걸쳐 도착한 부안군 부안읍은 매우 엄숙한 분위기였으며 마치
계엄상태를 보는 듯 했다. 
각 차량과 도시 곳곳에 붙은 원전센터 유치 반대 푯말이 눈에 띄었고 시내 곳곳에서 촛불 시위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부안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국서 자원 봉사자 속속 모여
 부안군 주민들의 주요 집결지인 부안읍 수협 부근에서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에 있을 투표
진행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그리고 오후 9시부터는 부안읍 내 동초등학교에서 자원봉사자 배치가 이뤄졌다.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YMCA, 환경연합, 민주 노동당 등 다양한 시민단체와 특정 정당의 차량이 있었다. 강당 입구에서 자원봉사자
명단을 확인하고 본당에서 자원봉사자에 대한 기본 교육 및 각 투표소로의 배치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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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16.jpg" width="550" height="367"> 
<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5.jpg" width="550" height="365"> 
나는 상서면 제 1투표소로 배치를 받아 상서면에서 제공해 준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차량 봉사하시는 분을 통해 처음으로 부안 주민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언론에서 일부 과격한 시위
모습만 보도하고 지역 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것을 아쉬워 하셨다. 또한 주민과의 협의 및 홍보 없이 신청 마감 전날
원전센터를 신청한 김종규 부안 군수와 이를 바로 수용한 정부에 대한 반감도 엿볼 수 있었다. 

여느 농촌처럼 젊은 사람들보다는 어린이와 노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부안 주민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수의 전투경찰과의 싸움이 버거워졌고 이에 곳곳에서 촛불 시위를 하게 된 것이다. 주민들은 2백일 동안의 투쟁에
매우 지쳤고, 주민 스스로 주민투표를 함으로써 힘든 나날을 마무리하고 싶어했다. 
부안 주민들은 이 주민 투표에서 정부가 부정한 선거라고 비판할 것이라 우려, 공정성을 위해
각 시민단체에 중재를 요청했다. 실제로 이 곳에 전국에서 모인 시민단체들과 일부 정당,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투표 및
개표를 진행하게 된다. 

핵폐기물장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안 주민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살았고, 현재 자신들이 살고
있고, 앞으로 후손들이 살아갈 이 땅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의사가 무시되었다는 것에 분노했다.
이처럼 부안 주민과의 첫 만남은 일부 제한적인 언론 보도와 달리 그들의 순수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오후 10시 우리는 상서면에 도착했고, 이 곳 주민들은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 분들은 자신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도착한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주민투표에 참가했다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또 자신들이 이 곳에서 자원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이들에게는 종교, 지역 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투표소 새벽부터
긴 줄 이어져
 다음날인 14일, 자원봉사자들은 새벽 5시에 제 1,2 투표소로 나뉘어 이동했다. 이 날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예정되었다. 나는 제 1투표소로 이동했고 곧 주민투표관리위원회(이하 주관위)
위원, 투표사무원, 참관인, 위원장이 모여 기표소 및 투표함을 설치했다. 
오전 6시가 되기도 전에 몇몇 주민들이 투표소에 모여 투표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투표진행기록석, 투표용지배포석, 선거인명부 대조석, 참관인석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투표용지는 찬성 파란색, 반대 노란색의
색깔용지여서 논란의 여지는 있어 보였다.
<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17.jpg" width="550" height="367"> 
<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4.jpg" width="550" height="365"> 

투표가 시작되자 주민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8시가 넘어가자 주민들이 더욱 몰리기 시작했고
10시가 되서는 백 여명의 주민들이 줄을 서서 자신들의 차례만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끼리 손잡고 선거하러 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거인명부가 마을별, 가족별로 작성되어, 가족끼리 올 경우 선거인명부대조가 수월하였다. 계속 몰려오는
주민들에 정신이 없었고, 12시가 되서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오후에는 다소 한가해졌지만 주민들은 꾸준히
투표소를 찾았다. 

한편, 위도 지역은 찬성 주민들의 투표소 점거으로 인해 투표가 열리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곳을 제외한 모든 투표소에서는 높은 투표율을 올리고 있다고 하여 위로가
되었다.
고의로 찬성
측 선거인 명부 누락?
 이 날, 주민투표에 참가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주민들의 의지와 단결력은 매우
놀라웠다. 서울에서 선거를 위해 급히 내려오는 주민들도 있었고, 신분증을 지참하지 못해 투표하지 못하는 주민도 있었지만
집에 가서 신분증을 챙겨 다시 투표하러 오는 주민들도 여럿 보였다. 또 투표 장소를 잘못 찾아와서 자신의 투표장소로
재차 이동하는 주민도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참관인들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투표를 마쳤다. 

하지만 선거인 명부에 누락된 주민은 30여명에 달했다. 얼마 전, 이 마을로 전입해 명부에
기재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군주관위의 확인을 통해 선거인 명부에 등재하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락되었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확인과정 후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행했다. 또한 주민들은 서로 투표를
권하는 등 높은 투표율을 의식하고 있었다. 투표의 영향력을 위한 듯 했다. 

언론을 통해 국책사업유치추진연맹(이하 국추련)에서 찬성 측 주민 3천여명을 고의로 누락시켜
투표율을 높였고 갖가지 술수로 사람들을 동원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주민 3천 여명이 찬성 측인지 비밀투표
원칙 하에서 어떻게 알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고의로 누락시켰다고는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상서면의 경우는 새로운 전입자가 미처 등록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도 투표에 대한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결코 찬성 측으로 보이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서로 투표할 것을 권하는 것은 오히려 투표율 향상을 위한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핵에 대한 새로운 시각 배운 자리
 한 환경운동 하셨던 분을 통해 제한적인 언론을 통해 얻은 시각 외의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10년 전, 원전센터 건립에 실패한 안면도의 경우 그 당시도 지금처럼 핵폐기물이 넘쳐서
어딘가에는 뭍어야 하지 않느냐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한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핵폐기물장을 건립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았지만, 어디에도 가시적인 문제점은 찾아볼 수 없다. 핵폐기물장 옆에 창고를 더 지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9.jpg" width="550" height="365"> 

그 분은 우리나라의 핵발전 꿈은 첫째가 핵무기고, 둘째가 핵융합 발전이고, 셋째가 이 기술을
제 3세계에 이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는 핵을 분할하면서 얻는 에너지로 발전을 하지만 핵융합 발전이라는 기술을
통해 핵을 융합하면서 얻는 에너지로 발전을 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얻는 에너지는 무한하다 한다. 

핵융합 발전 연구를 위해서 많은 양의 핵 폐기물이 필요하고 이에 정부는 어떻게든 전국에 있는
핵 폐기물을 한 곳으로 모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실패하면 핵 융합 기술 연구는 또다시 미루어지게 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쉽게 놓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 영국, 대만 등 국가에서는 핵융합발전 연구를 하였지만 그 연구에 드는 사회비용이
매우 크고, 그에 반해 대체 에너지의 발전 속도는 빨라 결국 핵 발전이 쇠퇴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다수의
국가가 포기한 핵융합발전에 성공하면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정황을 비추어
볼 때 성공할 가능성 보다는 선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불어 문제가 되는 것은 핵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다. 이 들은 그야말로 실업자가 된다.
독일에서는 이 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익히게 하여 다른 분야로 전환시켰다고 한다. 이 문제 또한 정부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핵융합발전을 해도 방사능은 유출된다는 점이다. 방사능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에 속하고 방사능에 의한 피해는 10년, 20년 뒤 갑상선암 등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설치
지역 주민들은 두려움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방사능이 유출되기라도 한다면 그 지역의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지상에 짓는 것이 좋은가, 이번처럼 땅굴을 파고 핵폐기물을 묻어 콘크리트로
막는 등 지하에 짓는 것이 좋은가, 폐기물을 지상으로 옮기는 것이 좋은가, 바다로 옮기는 것이 좋은가 등등 원전센터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주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아무래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이다. 지방 자치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에서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은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여론 수렴과정은 커녕
홍보조차 없었다. 이 날의 주민투표는 이전에 있었어야 할 여론 수렴과정일 것이다.
투표 성공리
마치고 
주민과 자축 한마당 치뤄
 오후 6시에 투표소에서 모든 준비위원들은 박수를 치며 성공적인 주민투표를
자축하였다. 우리는 주민들이 제공해준 식사를 하고 실시간 개표방송을 하는 수협 앞으로 이동하였다. 
 
<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14.jpg" width="550" height="365"> 
<img src="http://djymca.urm.or.kr/news/040219/04021912.jpg" width="550" height="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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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수협 앞에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부안 주민들이 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각
언론사들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 날 행사는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었다. 중간 개표결과를 보도할 때마다 부안
주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들에게는 투표결과가 승리,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또한 주민들은
위도에서 주민투표가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했고 위도 외 지역의 70%가 넘는 투표율에 위로를 삼았다. 

한 가수는 여러 노래를 개사하여 부안 주민들의 뜻을 담았다. 가사는 부안 국민의 자긍심과
부안 군수 및 정부에 대한 분노, 주민투표에 대한 역사적 의의가 주를 이루었다. 

이 곳에 모인 주민들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연상시켰다. 운동권 노래도 불리었고, 한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그러하였다. 종교 지도자들은 앞에 나와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 시간 만큼은 타종교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숙였다. 또한 너무나도 숙연한 분위기는 이 곳 주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자체 투표 한 결과를 발표하고 간단한 공연도 하였다. 그리고 즉석에서 주민들에 대한 인터뷰가 행해졌다. 다소
과격한 표현을 쓰는 주민들도 있었다. 

그들의 승리를 만방에 알리듯 이곳 저곳에서 폭죽이 터졌다. 곧이어
원전센터 건립 반대에 대한 주민들의 퍼포먼스가 열렸다. 핵 사슬 모형을 들고 그 곳에 모인 주민들 사이를 지나 무대에
올랐고 그 쇠사슬을 끊었다. 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어 사물놀이패의 연주소리가 울리고 주민들은 장단에
맞춰 춤추며 자신들의 날을 즐겼다. 그리고 15일 오후 1시 다시 모이기로 하고 이 날의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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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부안읍 동중학교에선 개표가 한창이었다. 객관성을 위해 교사 100여명과 변호사들이
참여하였다. 각 시민단체 및 주민들은 그 곳에서 개표결과를 주목하고 있었다. 나는 YMCA 사람들과 만났고 각 지역
YMCA, YMCA전국연맹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었다. 그리고 금오공대 학생 Y 사람들 도움으로 무사히 대전으로 돌아오게
됐다.
주민투표가 처음
실시된 뜻 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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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투표율 72.04%, 찬성 5.71%, 반대 91.83%, 무효 2.46%로 나왔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정부에선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여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치단체의 몫이라며 주민투표를 막지 않았으면서
그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의 태도가 안타깝다.
 부안 원전센터 유치 주민투표의 영향력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방자치제 하에서 주민스스로
안건을 제시하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이 날은 주민자치제도 하에 큰 의의를 가진다.
<사진제공 : 순천ymca></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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