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단체들 옥시제품 불매운동 선언
▲ 대전지역 단체들이 10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은 퍼포먼스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 대전지역 단체들이 10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민들이 '옥시 퇴출'에 나섰다. 지역 단체들이 '가습기 살균제 가해기업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한 것.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협의회, 대전녹색소비자연대, 대전YMCA,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 등 대전지역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 제조 기업처벌 촉구 옥시상품 불매선언 참가단체 일동'은 10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이들은 옥시레킷벤키지(이하 옥시)를 '살인기업', '최악의 가해기업'으로 지칭하며, 대전시민들이 나서서 옥시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부를 비난하면서, 진상규명과 실태파악, 엄중 처벌, 대책마련 등을 촉구했다.
'옥시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말라', '옥시 아웃! 국내에서 싹싹', '옥시는 진실을 감추지 마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제조 기업들은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업체들을 살인죄로 처벌하라", "정부는 사건의 원인규명, 피해자 지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옥시를 비롯한 가습기 살균제 가해기업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국회를 향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특별법 제정 및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고, 대전시와 5개 구청에 대해서도 '옥시제품 불매 선언'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대전지역 대형유통매장과 약국에도 '옥시제품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연희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전세종충남지부 연대국장은 "옥시도 나쁘지만, 그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정부는 더 나쁘다, 우리가 더욱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정부가 하지 않으면 국민이 나서서 퇴출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처벌을 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서진 도담도담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옥시라는 기업의 퇴출만이 목적이 아니다, 제2, 제3의 옥시가 나오지 않도록, 그러한 나쁜 기업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며 "옥시는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빼앗았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현재 가습기살균제 사고로 확인된 사망자만 146명이다, 2015년에 신고되어 조사 중인 사망자 79명과 2016년 신고 된 사망자 14명 등을 포함하면 239명에 이른다"며 "통계적으로 추정되는 피해자의 숫자는 최대 수십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최대가해기업인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만 103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가 가장 보호해야 할 아이와 산모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라며 "독극물을 호흡기에 쏟아 부은 것과 같은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사고가 기업들의 탐욕과 정부의 무능력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기업 윤리마저 저버린 악덕기업에 대해 불매선언을 하는 것은 동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면서 "우리는 가습기살균제 가해 살인기업들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제품 유통 현황 등을 밝혀 수사에 실질적으로 협조하며,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기업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상품 불매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또 '옥시'의 불매운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옥시는 제품의 독성을 알고서도 상품을 생산 유통하고, 판매초기부터 사용자들의 피해신고가 잇따랐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조작하도록 연구자를 매수했고, 대형 로펌을 고용해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간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가게 해선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시민들을 향해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옥시 제품의 구입을 중단하고 사용하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린다"며 "이 순간부터 옥시제품의 구입을 중단하고, 가능하다면 보유 중인 옥시제품의 폐기를 통해 적극적인 항의를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회견의 마지막은 퍼포먼스로 장식됐다. 이들은 '옥시크린', '이지오프뱅', '데톨', '쉐리' 등 옥시제품을 형상화한 모형물을 손으로 부수면서 "옥시 아웃"을 외쳤다.
이들은 앞으로 5월을 '옥시불매운동 집중기간'으로 정하고 각 단체별로 대형유통매장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옥시제품 폐기 인증샷 캠페인, 대형유통매장에 '옥시제품 판매중단 공문 발송 및 항의방문'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재까지 집계된 대전과 충남·북 지역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는 78명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그 중 대전지역 사망자는 38명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