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가 열려서 벌로 여기 왔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여기와서 선생님들이 많은 걸 알려 주시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수업을 해 주셨다. 그리고 꿈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는데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알게 됐고 학교에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5일 동안 여기를 다니면서 맨 처음에는 좀 힘들고 밥도 혼자 먹어서 오기 싫었지만 친구도 사귀고 밥도 같이 먹어서 좋았다. // 2017년 7월 17일 ○○○중학교 2학년 ○○○>>
대전YMCA 청소년상담실에서는 2011년부터 대전시교육청의 민간위탁사업으로 ‘특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학교생활에 부적응하거나 교우관계의 문제, 벌점누적과 같은 다양한 문제로 학교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들을 학교밖에서 ‘사회봉사’나 ‘특별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대전YMCA 청소년상담실은 20여명의 청소년상담인력들과 함께 매년 100명의 중·고등학생들을 짧게는 1일에서 길게는 10일까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입장은 다양한데 우선 제일 큰마음은 ‘억울하다!’이고 두 번째 마음은 어떤 이유든지 ‘빨리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것이다. 막상 그럼 학교생활은 어떠냐고 물어보면 ‘재미없다!’, ‘그냥 잔다.’, ‘졸업은 해야죠!’ 등의 부정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성’과 ‘양면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이 가지는 ‘양면성’은 그들과 관계하는 모든 대상-학교, 부모, 사회-들을 힘들게 한다. 좀 더 깊이 들어갈려 하면 ‘몰라요!’, ‘왜요?’하는 그들의 대화는 단절감마저 느끼게 한다.
왜 그런 것일까? 심리학적으로 살펴보면 이 시기 청소년은 육체적·신체적 성장으로 ‘개성’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로 개인이 가정이나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욕구와 의지가 동시적으로 강렬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얘기하는 ‘개성’은 영어로 ‘Individuality’나 ‘Personality’, ‘Unique’, ‘Identity’로 표현되는데 풀어 말하면 하나의 인격이 완전히 독립적인 하나의 고유한 ‘인격’을 형성할 때 우리는 그것을 개성이라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성은 독특성과 차별성을 속성으로 가지며 이것은 개인의 자존감과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는 아직 이러한 개성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로 ‘불완전한 개성’은 또 하나의 ‘불안’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간이 그러하듯이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 또는 ‘집단’을 형성하게 되며 이러한 공동체 안에서 인간은 소속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은 한 개인에게 ‘안정감’을 준다. 따라서 가정과 학교는 청소년에게 ‘소속감’을 주는 주요한 단위이다.
청소년에게 학교는 단순히 미래를 위해 공부하거나 학습하는 곳이 아니라 ‘소속감’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적 단위인 것이다. 학교에 잘 적응하는 청소년이든, 잘 못하는 청소년이든 간에 학교는 유의미한 공간으로 학교가 불편하지만 학교를 벗어나면 ‘불안’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학교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에게도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의 학교는 그 대상을 ‘공부를 잘하는~, 잘 적응하는 청소년’에게 한정되어 맞춰져 있지는 않는가 싶다. 조금 과장하면 상위 10%을 제외하면 ‘학교는 청소년에게 소속감을 제공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고 생각마저 된다.
세월이 지나서 생각해보면 학교는 고향이나 가정과 마찬가지로 ‘아련한 추억’으로 소환되는 매우 중요한 공간인데·······.
- 글 : 대전YMCA 청소년정책연구소장 김기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