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전국 대학YMCA 회원들은 ‘여름대회’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전국의 대학Y 회원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청년Y로써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해 서로 학습한다.
이번 여름대회는 “아직, 그곳에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잊지 않아야 하지만 잊혀지려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왜 “그곳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자 하는지, 우리는 왜 잊지 말자고 이야기 하는지에 대해 주 초점을 맞추고 여름대회를 진행하였다.
“그 곳”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특별한 사람들이었을까? 처음부터 세월호 유가족이 될 것이라고 정해져 있었을까, 재개발사업으로 철거민이 될 것을 알았을까, 우리 동네에 핵발전소가 들어설 것을 알았을까, 위안부가 된다는 것을, 코리안드림이 악몽이 될 것이라는 것을 그 누가 알았을까? 그 곳의 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나도 언제, 어떻게 또 다른 “그 곳”의 사람들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들은 곧 우리이다. 그들의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이다. 함께 해결하고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 다른 부조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잊지 않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금방 잊는다. 우리는 여름대회 동안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우린 “아직, 그곳에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구시민이란 무엇인지 지구시민으로서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우리가 잊고 있던 현장에서는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의 상황과 우리가 함께 바꾸어 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앞으로 대학YMCA가 만들어나갈 평화의제에 관해서도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하였다.
“그 곳의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필드워크를 나가기 전에 평화교육프로젝트 모모 문아영 대표님의 「지구시민의 눈으로 사회바라보기」 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끊임없는 경쟁, 남보다 먼저, 획일화된 배움의 경험, 여러 얼굴의 불평등, 일상에 스며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 등 이 문제현상에 대해 원인을 알아보고 같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또한 필드워크에 나가기 전 어떤 관점으로 필드워크에 나가서 임해야 하는지, 참가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다양하게 공유하기 위하여 월드카페를 진행하였다.
월드카페의 주제는 1. 진상규명을 위한 고통속의 세월호 2.식민지 슬픔의 산증인 옥바라지 골목 주민들 3. 핵발전소로 인해 고통 받는 주민들 4. 일본군 위안부 역사 속에 고통 받는 할머님들 5. 우리도 사람입니다! 해외 이주 노동자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였고, 필드워크로는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옥바라지 골목, 에너지정의행동,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미얀마 센터에 직접 방문하여 보고, 듣고 나눔 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이번 여름대회를 통해 느낀 것이 있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실로 모든 사회와 사람들은 연결되어있다.’ 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여름대회의 주제인 ‘지구시민’으로서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핵심이다. 대학YMCA는 더 낮은 곳 더 아픈 곳에서 언제나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운동기조를 가지고 있다. 이미 이 자체에 지구시민의 핵심이 담겨져 있다. 우리는 이 사회를 나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여름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지구시민으로서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잊혀져가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하여 우리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글 : 대전대YMCA 회장 안다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