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YMCA > 대전Y뉴스 > <현장 르뽀>사흘간의 창원 경륜장 현지 답사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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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놈은 경륜장 델꼬 가이소" 
 <현장 르뽀>사흘간의 창원 경륜장 현지 답사기<상> 
 주변 상인 경륜 '중독', 상권 활성화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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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class="g_contents" style="text-align=justify">  "창원주민들이 경륜장 건설된 후 실제로 살기 좋아졌다고 말하면 어떡하죠?"      "뭘 어떡해? 그러면 지금까지의 우리의 판단 잘못된 거고, 이제 경륜장반대운동 접어야지"      "그래도 도박인 건 사실인데..."      지난 13일 저녁.   여러 가지 복잡한 상념들이 뒤엉키면서 대전경륜장 건립저지 충청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경륜장 탐방을 위해 북 창원 나들목을 들어서고 있었다. 2박 3일 일정으로 창원 경륜장 취재를 나선 이들은 대전 YMCA 이충재 사무총장,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우희창 사무국장, 민언련 한상헌 간사(필자)와 민언련 영상 취재팀 2명 등 총 5명이었다.      시청사 이정표 없고 '경륜장'만 가리켜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align="left"><tr><td><table width="33"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4"><tr><td bgcolor="#FFFFFF"><img src="http://www.dtnews24.com/dtphoto/20030619/030619-2288.jpg" width="310" height="228" border="0"></td></tr><tr><td bgcolor="#FFFFFF">◈13일 저녁 경륜장 공대위는 창원을 찾아 지역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창원 시민들의 모습.</td></tr></table></td></tr></table>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창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멤버들과 합류하기 위해 약속 장소인 창원시청을 향해 가는데 이상한 것은 시의 중심인 시청사를 가리키는 안내표지판은 찾을 수 없고 경륜장 가는 길만 계속 표시되어 있는 것이었다.      "역시 경륜장이 홍보는 확실하게 했네"      한숨을 내쉬다 어렵게 창원 식구(경남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조우한 우리는 먼저 경륜장 인근 지역 상인들의 인심부터 살피기로 했다. 저녁을 핑계 삼아 경륜장 인근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경륜장 덕에 장사 좀 잘 되시나요?" 밥을 먹으며 식당주인에게 한마디 툭 건네 봤더니, "장사하곤 아무 상관 없어예" 하며 시큰둥할 뿐 더 말하려 하지 않는다.      뭐 이리 미지근한 반응?   대전시는 경륜장이 건립될 경우 지역 상권 활성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과는 전혀 동떨어진 시큰둥한 반응이 나왔다.      더 이상 대화를 잇지 못하고 머쓱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탐방단은 경륜장 인근에 미리 잡아 놓은 숙박장소도 구할 겸해서 유성의 밤거리를 연상케 하는 경륜장 주변의 휘황찬란한 골목을 거닐기 시작했다.      경륜장이 코 앞인데 여관 건물 사이 사이 곳곳에 함께 걸려 있는 '실내 경마게임'이란 간판을 신기해하며 걷고 있자니 세칭 '삐끼'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주점 한번 오소"      "아니, 술은 됐고... 경륜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륜장은 갑자기 와예?"      30대 초반 젊은이 2억원 경륜장에 쏟아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align="right"><tr><td><table width="33"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4"><tr><td bgcolor="#FFFFFF"><img src="http://www.dtnews24.com/dtphoto/20030619/030619-2287.jpg" width="200" height="308" border="0"></td></tr><tr><td bgcolor="#FFFFFF">◈창원 경륜장 주변의 밤거리. 상가와 모텔들이 있지만 상인들은 경륜장 건설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td></tr></table></td></tr></table>   그냥 경륜장 생기고 나니 장사가 잘되나 궁금해서라고 말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사래를 치며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는 다시 탐방팀을 보며 말 문을 뗐다.      "경륜장 얘기는 꺼내지도 마소, 여기 다 경륜장에 한 맺힌 사람들만 있다 아닙니꺼. 내 만해도 쏟아 부은 돈이 2억이 넘어 예. 말도 마소∼"      "네?"      순간, 우리는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옷차림을 보니 기껏해야 서른 살 가까이 되었을까. 젊은이가 2억원이 넘는 돈을 경륜장에 쏟아부었다는 것도,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멈추지 못했다는 것도 모두 의문이었다.      단란주점을 직접 경영한지 3년째라는 그는 매월 수입이 2천만원 가까이 되지만, 수중에 모아놓은 돈은 한푼도 없다고 했다.      "주말만 되면 경륜장에서 삽니더. 오늘도 80만원 날렸습니더"      "아니, 베팅금이 제한되어 있을텐데요?"      "하∼참, 순진한 소리하시네. 누가 그 딴걸 지킵니꺼. 상한선 지켜서 도박하면 경륜장은 전기료도 못 냅니더. '마떼기'도 모르나카이."      "마떼기요?" 처음 듣는 단어였다.      "창구 밖에서 직접 사람들끼리 돈 걸고 내기하는 건데, 그건 단속할 방법도 없습니더"      인근 상인 10여명 몰려 너도나도 경륜장 성토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align="left"><tr><td><table width="33"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4"><tr><td bgcolor="#FFFFFF"><img src="http://www.dtnews24.com/dtphoto/20030619/030619-2286.jpg" width="320" height="232" border="0"></td></tr><tr><td bgcolor="#FFFFFF">◈금방 모여든 주변 상인들. 10여명의 상인들이 탐방팀을 에워싸고 경륜장을 성토했으며 자발적으로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td></tr></table></td></tr></table>   경륜장실태조사를 위해 가져간 영상 카메라를 들이대고 인터뷰를 하고 있으려니, 여기저기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대략 10명은 넘어 보인다. 탐방팀의 질문이 나올때마다 너도나도 대답을 하기에 바빴다.      "무슨 일인교?"      "마침 잘 됐네예. 여기 다 경륜장 때려 부수고 싶은 사람들입니더"      우리의 목적을 밝히자 모였던 사람들이 전부 한마디씩 한다. 예상외의 반응이었다.      "그래도 창원시 측에서는 재정에 도움이 된다던데요?"      "시? 시야 좋죠, 시만 좋으면 뭐합니까. 주민들은 돈 다 잃고 자살까지 하는데"      "창원 주민들한테 전부 가서 물어보소, 좋다고 할 사람 몇이나 되나"      "마창 지역(마산·창원)에만 1억 이상을 떼인 이가 1천명은 될거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더"      "그런데, 경륜장 지을 때 왜 반대 안하셨어요?"      "우리는 경륜이 뭔지도 잘 몰랐어예. 그냥 자전거경주 한다 해서 그런 줄 알았지. 근데 친구 따라 한번 가니 그냥 푹 빠지더예"      "난 그때 그 친구랑 지금도 상종 안 합니더"      "원수에게 복수하려면 경륜장에 데려가라카지 않습니꺼"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align="right"><tr><td><table width="33"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4"><tr><td bgcolor="#FFFFFF"><img src="http://www.dtnews24.com/dtphoto/20030512/030512-1446.jpg" width="320" height="227" border="0"></td></tr><tr><td bgcolor="#FFFFFF">◈창원 경륜공단 전경.</td></tr></table></td></tr></table>   여기 저기서 경륜장을 원망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그들의 말을 종합하자면 만들지 않았으면 경륜에 빠질 이유가 없었을 텐데 일단 생기니 그 중독성에 빠져 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자고로 원수같이 미운 놈 있으면 살살 꼬드겨서 경마장이나 경륜장 데려가라 하지 않습니꺼, 패가망신시키는 건 시간 문제입니더"      "아니, 그렇게 잘 아시면서 매일같이 그리 큰 돈을 잃으세요?"      "누군들 중독이란 거 왜 모르겠소? 하지만 안되는 걸 어떡합니까. 밤에 자려고 누우면 천장에 자전거가 굴러가는 모습만 보인데이∼"      "마약 중독 같습니더"      "마약 중독보다 더 나쁘지, 마약은 나라에서 못하게 금지라도 하지, 이건 오히려 부추기니"      "그래서, 대전시는 도박장 주변에 중독클리닉을 설치할 계획이라 합니다"      일순간 그 자리는 웃음판으로 변했다. 실소다.      "하하, 코미디 하구 있네. 병주고 약주남?"      "그래도 딸 때도 있죠?"      "물론, 가끔 따기도 하죠. 하지만 아무 의미없습니더, 하루종일 경륜장에 죽치고 앉아 중간에 돈 따면, 결국 막판에 몽땅 털어 배팅하는 게 사람심리입니더."      "경륜장 만들어지면 제2고향 대전갈일 없겠네요"      약 10여분간 주변 상가에서 쏟아져 나온 10여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그 중에 한 명은 우리가 대전에서 왔다고 하자 인터뷰를 자청하고 나설 정도로 경륜장에 대해서는 치를 떨었다. 본래 창원이 고향이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대전에 와서 식당일을 하며 7년간 약 8억 정도를 벌어 고향에 정착하기 위해 3년전 창원으로 다시 내려왔지만, 경륜에 빠져들어 결국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는 사연을 털어놓았다.      "저에게 대전은 제 2의 고향입니다. 아직도 대전에는 좋은 추억들만이 남아있는데, 그 곳에도 경륜장이 들어선다구요? 이제 대전 갈 일도 없어지겠군요"      그의 마지막 말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각인됐다.      <table width="100%"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align="center"><tr><td bgcolor="#D88818"><table width="100%" border="0" cellspacing="1" cellpadding="5"><tr><td bgcolor="#F8F0E8">   한상헌 기자는 올해 31세로 충남대학교 철학과와 사회학과 대학원을 거쳤으며 지난해부터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의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td></tr></table></td></tr></table></a></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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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class=g_writer><한상헌 시민 기자/<a href="mailto:trace@naver.com">trace@naver.com</a>></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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