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전YMCA청소년정책연구소 김기돈 소장

‘대학은 나와야 인간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 고3 수험생은 혹독한 고행을 수련하는 수도승과 같아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또한, 수능을 앞에 둔 수험생들은 지난 세월의 모든 것을 한 번에 평가받아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에 빠지기 싶다. 이러한 사회적․개인적 압력은 수험생에게 하나의 불안을 가져온다.

불안한 수험생은 왠지 초조하고 늘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고,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려 해도 잘 되지 않고, 마치 큰 일이 생길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니 늘 초조하고, 교감신경이 만성적으로 흥분해 있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고, 근육도 항상 긴장해 있어서 온몸이 경직되기 쉽다. 이런 것들이 바로 불안 때문에 생기는 증상들이다. 대개의 경우 이런 증상들이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나타나면 며칠씩 가기 때문에 수능이라는 결정적인 순간에 시험공포라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수험생의 경우 인체의 면역능력과 관련이 있는 백혈구 수치가 일반인들에 비해 현저히 감소, 감기․신경성 위염․축농증․요통 및 두통 등 여러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험불안은 프로이트의 이론에 의하면 현실불안의 일종이다. 현실 불안(reality anxiety)은 그 원인이 사람들 외부세계에 있다. 이것은 공포와 유사하다. 예를 들면 칼을 들고 있는 사람, 불타고 있는 건물, 협소한 장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 등을 두려워하는 것같이 불안을 제공하는 원인이 뚜렷하다.

불안은 우리에게 위험을 알리는 신호이다. 천하 태평하게 있기보다는 적절한 불안 수준은 유지하는 것은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기보다는 집중력이 뛰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시험을 앞에 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집중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평소의 수면패턴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밤 시간에 공부를 많이 하고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잠을 줄이는데 이것을 결코 좋은 방법이 아이다.
둘째,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아가 튼튼해야 한다. 자아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인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
셋째, 결과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걱정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도전할 수 없다. 전체적인 삶에서 1~2년이라는 시간은 아주 작은 시간에 불과하다.
넷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심호흡, 스트레칭 등을 통해 긴장을 푸는 방법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시험 당일에 불안이 심한 젊은이들은 마음의 긴장 이완법을 실행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된다고 할지라도 이를 표현하는 것이 자녀를 돕는 것이 아니므로 대범할 필요가 있다. 부모-자녀 간에는 불안도 전염될 수 있다. 오히려 자녀들에게 '너는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가볍게 자주 안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사회에서 대학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는 해도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살아가는데 겪는 한 과정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바탕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는가 하는 것이다.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수능보다는 지금까지 정서적으로, 인격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해졌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과정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