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전YMCA청소년정책연구소 김기돈 소장

사회가 복잡해지고 전문화될수록 대인관계는 점점 더 서먹해지고 고독한 사람들 또한 늘어만 간다. 이혼가정의 자녀들,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겨 다니는 아이들, 환경에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사람들이 이러한 고독을 느낀다.

고독(loneliness)은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에서 어떤 중요한 측면들이 결여되어 있을 때에 느끼는 주관적인 불쾌를 말한다. 이러한 고독은 친구가 없거나 애인이 없는 것과 같이 양적일 수도 있고, 대인관계가 피상적이거나 불만족스러움과 같이 질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독은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주관적인 감정이므로 양적이기 보다는 질적이다.

고독과 유사하게 쓰여지는 말이 고립이다. 그러나 고립은 고독과 다르다. 굳이 관련이 있다면 고립은 고독의 양적인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어두운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때 고립은 불쾌하지만, 자신의 일을 위해 혼자의 시간을 갖는 고립이나 종교인들이 수도를 하기 위해 혼자의 시간을 갖을 때의 고립은 오히려 즐겁다.

고독과 고립 간에 필연적인 관련성은 없다. 다만 사람들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으며 군중 속에서도 고독할 수 있다. 그러나 주말이나 연말, 크리스마스이브에 혼자 있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고독은 주로 연령이 많을수록 더 많이 경험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연구결과들은 고독이 10대와 성인들에게서 가장 높고 노인들에서 가장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Parlee, 1979). 18세 이하의 79%, 45-54세의 53%, 55세 이상의 37%가 때때로 또는 흔히 고독을 경험한다고 대답했다. 그러한 결과는 젊을수록 많은 대인관계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반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교생활이 안정되고, 사교기술이 증가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사람들의 생각이 5세를 전후로 대부분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아이들이 5세를 전후로 이혼 문제 등으로 가정에 불화가 생기면 아이들의 성격발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또한 성격이 내향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아 타는 사람, 자신에 대한 인식이 높은 사람, 그리고 자기주장이 약한 사람일수록 고독을 더 많이 경험한다(Peplau와 Perlman). 고독한 사람들의 특징은 흔히 더 낮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거나 좋지 못한 사교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때로 고독한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